2010년 오지탐험 15
♬ Still Got The Blues - Gary Moore
[물놀이 장소에 돗자리를 깔고...]
이곳에서 피서객들에게 수영사랑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아니 평정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물놀이를 하는 이곳은 현재 도로가 나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유원지가 되었지만 초등학교 시절, 이곳이 고향이었던 나에게는 신천지였다. 초등학교 보이스카웃 캠핑 때 학교에서 사환을 보던 형이 나와 친구를 데리고 산 넘고 물 건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이곳을 보여주었을 때 그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물놀이를 마치고 차량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전방에 팔각산의 봉우리들이 펼쳐져 있다.]
모두 박영태 님의 차를 타고 오늘 산행의 출발지로 이동하여 석별의 인사를 나눈 뒤, 각자의 일정대로 길을 떠난다. 박영태 님은 차에 김수연, 배분임, 지민이를 태우고 서울로 출발하고, 홍두깨 님은 자가용으로 경남 양산의 집으로 출발하고, 나는 내 차에 엘리제 님과 공사장과 관재를 태우고 칠보산 자연휴양림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쉬움에 공사장이 손님을 치르고 보낸 것 같이 허전한 마음이라고 한다. 내 마음 또한 그러하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영덕읍내에 들른다.
엘리제 님은 등산화가 못쓰게 되어 내일 산행을 위해 새 경등산화를 산다.
그리고 모두 읍내의 목욕탕으로 가 목욕과 빨래를 한다.
목욕을 마치고 상쾌한 기분으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국수집으로 간다. 국수집 건물이 일반 가정집이어서 마당의 평상이나 방에서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나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가족과 목욕탕에 다녀올 때면 이곳에서 국수와 떡을 먹곤 했다.
[쫀득쫀득 감칠맛 나는 떡]
[개운한 장국의 잔치국수]
이어 우리는 마트에 들러 내일 일정에 필요한 물자들을 구입한다. 여기서 공사장이 숙소에서 고기를 구워 먹자며 사비로 그 비싼 꽃등심을 산다. 야호~~
밤바다 풍경에 달빛이 정취를 더하는 저녁, 바다바람까지 불어와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더한다.
공사장이 바비큐 그릴에 꽃등심을 구워 술상을 차리니 수라상이 따로 없다. 공사장이 구운 고기는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것이 더 이상 고기가 아니라 크림이다.
이번 일정 동안 나는 술을 아꼈지만 오늘밤은 그렇지 않다. 밤이 깊도록 아름다운 이곳에서 오지탐험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지난 십여 년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오늘따라 달빛이 왜 이리도 아름다울까!
(계속)